✍️ 아픈 몸과 사는 재인의 일상
의사 선생님은 본인의 말이 나를 상처 입게 할까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. 하지만 나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으면서, 아니 첫 진료 상담 내내 마음 저편이 상쾌했다. 누군가는 약을 복용할 때부터, 상담할 때부터, 물리적인 치료를 받을 때부터 병이 낫는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내가 어떤 상태에 놓여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, 내 아픔에 이름이 붙은 것 그 자체가 치료의 시작이었다.
출근하는 길에 나는 에어컨은 껐는지, 샤워할 때 켰던 난방을 껐는지 온통 생각한다. 병원에 가기 전에도, 사실 지난 금요일 아침에도 비슷한 생각에 잠겨 전철을 탔다. 하지만 나의 강박을 알게 되자 “지금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어, 아까 난방을 끈 것 확인했잖아?”라는 말을 내게 할 수 있게 되었다.
여전히 기분은 오르락내리락한다. 너무 무기력할 때도, 너무 즐거울 때도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.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플래너를 가득 채우다가도, 사소한 은행 업무를 마치고 나와 눈물을 쏟기도 한다. 그래도 이제는 “오랫동안 이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어. 곧 괜찮아질 꺼야"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.
내 마음과 감정에 이름을 붙임과 동시에 자기 전 약을 먹은 지 3개월이 넘었다. 가끔 나를 힘들게 하는 내 자신에게 속상할 때도 있지만, 곧 지나갈 상태임을 안다. 내가 겪어왔던 또는 겪고 있는 비일상이 아픈 나로 인한 것임을 알았더라면 조금 다른 시간을 보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. 그래도, 그래도 괜찮다.
✍️ 아픈 몸과 사는 재인의 일상
의사 선생님은 본인의 말이 나를 상처 입게 할까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. 하지만 나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으면서, 아니 첫 진료 상담 내내 마음 저편이 상쾌했다. 누군가는 약을 복용할 때부터, 상담할 때부터, 물리적인 치료를 받을 때부터 병이 낫는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내가 어떤 상태에 놓여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, 내 아픔에 이름이 붙은 것 그 자체가 치료의 시작이었다.
출근하는 길에 나는 에어컨은 껐는지, 샤워할 때 켰던 난방을 껐는지 온통 생각한다. 병원에 가기 전에도, 사실 지난 금요일 아침에도 비슷한 생각에 잠겨 전철을 탔다. 하지만 나의 강박을 알게 되자 “지금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어, 아까 난방을 끈 것 확인했잖아?”라는 말을 내게 할 수 있게 되었다.
여전히 기분은 오르락내리락한다. 너무 무기력할 때도, 너무 즐거울 때도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.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플래너를 가득 채우다가도, 사소한 은행 업무를 마치고 나와 눈물을 쏟기도 한다. 그래도 이제는 “오랫동안 이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어. 곧 괜찮아질 꺼야"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.
내 마음과 감정에 이름을 붙임과 동시에 자기 전 약을 먹은 지 3개월이 넘었다. 가끔 나를 힘들게 하는 내 자신에게 속상할 때도 있지만, 곧 지나갈 상태임을 안다. 내가 겪어왔던 또는 겪고 있는 비일상이 아픈 나로 인한 것임을 알았더라면 조금 다른 시간을 보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. 그래도, 그래도 괜찮다.